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동주"에서 나오는 두 녀자의 대사와 동주의 시
2016년 02월 23일 05시 14분  조회:6875  추천:0  작성자: 죽림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동주가 시를 사랑하는 만큼,
몽규도 세상을 사랑해서 그래. >>
- 이여진, 영화 <동주>

 

 
 
새로운 길 -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시가 좋아요!
내가 조선말을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
- 쿠미, 영화 <동주>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東京郊外)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차거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있거라.

동주와 일본 녀자 쿠미

 

//////////////////////////////////////////////////////

ㅡ영화 "동주"에 등장하는 시들ㅡ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및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아우의 인상화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쉽게 씌어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 어는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은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 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기타

  • 영화는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심문을 받는 윤동주의 현재와 체포되기 이전까지의 윤동주의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감독의 전작인 사도와 유사한 구성이다.
  • 문성근이 연기한 정지용은 실제로도 윤동주의 정신적 스승으로서, 광복 이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발행을 돕고 시집의 서문을 쓴다. 다만 영화에서 묘사하는 윤동주와 정지용의 만남은 영화적 창작이다.
  • 영화에서 윤동주, 송몽규와 동기이자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강처중은 실존 인물로, 윤동주의 작품 원고를 보관하고 있다가 이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출판을 주도한다. 초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발문을 쓴 사람도 강처중이다. 다만 광복 이후 좌우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첩 혐의를 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 윤동주의 동학인 쿠미(허구 인물)와 지도교수인 타카마츠 교수의 역할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일본인 중에도 양심있는 사람이 있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 쿠미와 달리 타카마츠 타카하루 교수는 실존 인물이다.
  • 영화에서 소개된 시 대부분은 도일 전에 창작되었다. 따라서 영화에서 해당 시가 나오는 시점과 시가 쓰인 시점은 대부분 일치하지 않다. 분위기에 맞는 시가 선택된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
  • 일본어 대사가 전체의 30~40% 정도 되는데, 자막 제작 형편상 대사의 일부분이 생략되거나 축약된 경우가 있다. 대사 전부를 자막으로 만들면 자막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선택한 듯. 자막의 수준은 무난한 편이다.
  • 고등계 형사, 타카마츠 교수, 쿠미 등의 배역은 대사의 전체가 일본어이며, 윤동주와 송몽규 역시 일본어 대사가 꽤 있다. 이 중 고등계 형사 역을 맡은 김인우는 재일교포 3세이며, 쿠미 역의 최희서는 어린 시절 일본에 체류 경험이 있고, 타카마츠 교수는 아예 일본인 배우가 연기해서 이들의 일본어 대사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반면 윤동주와 송몽규를 맡은 강하늘과 박정민의 일본어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일본어이지만, 애초에 윤동주와 송몽규에게 일본어는 모어가 아니었음을 고려해 보면 오히려 어설픈 편이 자연스럽고 고증에도 맞다고 할 수 있다.
  • 윤동주-송몽규의 모교인 연세대학교(연희전문학교의 후신).
  • 엔딩 크레딧 곡 '자화상'을 강하늘이 직접 불렀다.

 


...누설



  • 영화 속 '쿠미'는 가상의 인물이다. 따라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번역과 출판을 일본인에게 맡기는 부분은 당연히 허구. 이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도일 전인 1941년 출간 예정이었으나, 흉흉한 시대에 한국어로 된 시를 출판하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고, 광복 이후 정지용, 정병욱, 강처중 등 스승과 동료들이 뜻을 모아 출판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윤동주 시집의 일본어판은 존재하며, "서시"와 "별 헤는 밤"의 경우 일본 중고교의 교과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 영화 후반부에 윤동주가 독립 운동 혐의가 적힌 서류에 이런 시대에 시를 쓰겠다고 한 게 부끄럽다면서 서명하지 않는 장면이 나올 때 고등 형사의 눈을 잘 보면 눈물이 고여 있는데, 이 장면에 대한 해석이 갈리고 있다. 그 전까지 고등 형사의 대사와 행동을 보면 동주에게 '네놈같은 감상주의자 때문에 이 나라가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다' 라는 말을 하는 등 일본의 군국주의를 대표하고 있어서 형사가 동주에게 감화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렇다고 동정의 눈물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117 [문단소식]- 황금의 가을에 "가을의 눈"을 보다... 2024-09-09 0 674
3116 [문단소식]- 중국조선족 시인들 시향이 바다로 건너 섬으로 가다... 2024-09-09 0 695
3115 20세기의 신화/김학철(제목 클릭하기... 訪問文章 클릭해 보기...) 2024-08-23 0 841
3114 김학철/정판룡 2024-08-23 0 789
311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벨평화상" 경매 기부, 남의 일이 아니다. 2023-04-21 0 3506
311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영화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29 0 3044
3111 [그것이 알고싶다] - "청와대로 가보쟈..." 2022-05-14 0 2597
3110 [세상만사] - "문제...문제" 2022-05-14 0 1928
3109 [해외문단소식] -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 2022-05-09 0 2393
3108 [해외문단소식] -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2022-05-09 0 2307
310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피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02 0 2417
310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이야기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02 0 2243
310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그림책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02 0 2091
310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록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4-08 0 2418
310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무라토프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4-08 0 2158
310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언어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4-08 0 2117
310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래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3-24 0 2261
3100 [그것이 알고싶다] - "노벨 평화상" 2022-03-24 0 2185
309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평화상" + "인도주의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3-24 0 2111
3098 [세상만사] - "고래 똥 = 로또"... 2021-10-12 0 2772
3097 [별의별] - "둥글다"와 "평평하다"... 2021-09-13 0 2722
3096 [세상만사] - "표면이 벗겨진 금메달" 박물관으로... 2021-09-02 0 2254
3095 자유 자유 그리고 자유... 2021-08-07 0 2314
309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복구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7-14 0 2377
3093 [별의별] - 소똥과 신성화... 2021-06-25 0 2618
3092 [세상만사] - 윤여순 / 윤여정 + (딸) = 원동력 어머니... 2021-06-04 0 2590
30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코끼리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6-04 0 2676
3090 [문단소식] - 송화강반에 피여나는 문학의 향연... 2021-05-23 0 2356
3089 김승종 譚詩 "추억 다섯개비"를 고향 향해 올리나니... 2021-05-23 0 2614
308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대기오염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22 0 2612
308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평화의 녀신",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6 0 2719
308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미인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6 0 2851
308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평화와 미인"... 2021-05-16 0 2985
308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평화와 시인의 죽음"... 2021-05-16 0 2973
308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쥐 떼와의 전쟁",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5 0 2979
3082 [세상만사] - 심봤다... 억... 2021-05-10 0 2650
3081 [세상만사] - 천종산삼... 억... 2021-05-10 2 2440
3080 [세상만사] - 100년 산삼 한뿌리... 억... 2021-05-10 0 2618
3079 [그것이 알고싶다] - "민성보" 2021-05-10 2 2905
3078 [별의별] - 코끼리와 새둥지 새끼새 2021-05-10 0 2833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